사일런스 타임
초인 프로젝트 기본교재
명상이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꿈으로써 일상을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데 기여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는 최근 출판되는 심리학책 가운데 명상을 언급하지 않은 책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NIHNational Institute of Health 홈페이지에 게시된 명상 이용률에 따르면 미국 성인은 2012년 4.1%에서 2017년 14.2%로 3배 이상 늘었고, 미국 어린이는 2012년 0.6%에서 2017년 5.4%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의 추세가 이러한데도 필자 주변에서 명상을 일상의 루틴으로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왜 그럴까?
심리 상태에 문제가 있을 때 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하여 한국인들이 선택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대부분 감미롭거나 감각적이거나 재미가 있어서 큰 노력 없이 쉽게 흥분시키는 환경에 자신을 노출하는 방식이다. 5감 만족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대부분 상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와는 반대로 명상은 흥분을 가라앉혀 힐링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감각적이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게다가 명상은 제대로 배워야만 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한국에서 명상의 대중화는 제한적이었다.
그런데도 힐링과 치유의 도구인 명상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드Sigmund Freud부터 인지치료의 아버지인 아론벡Aaron T. Beck까지 현대 심리학의 위대한 거장들은 심리적 문제의 원인을 구체적이며 체계적으로 잘 범주화하였다. 그리고 그 원인에 따라 해법을 달리하는 접근 방식을 취한다. 인지 오류를 일으키는 우울증 환자에게 인지행동치료를 하는 것도 그 한 예이다.
필자가 그동안 명상을 심리학, 뇌과학 등과 같은 현대적 학문의 관점에서 탐구한 결과, 인간의 심리 문제에 대한 명상의 시각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인간은 감각기관을 통하여 사건을 경험하든(외적 자극), 혹은 자기 내면에서 일어난 생각을 통하여 경험하든(내적 자극) 그 종류와 관계없이 자극에 대해서 반드시 반응하게 되어있다. 문제는 반응을 위한 사고의 과정에 있다. 사람 대부분은 사고의 과정에서 자신이 경험하는 상황(자극)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선입견, 편견 등을 덧씌우거나 과도한 확대 해석을 통하여 기어이 의미를 부여한 후 좋고 나쁜 것으로 분별하고 판단하려 한다. 이런 경우 인간의 본성상 긍정적 정서보다는 괴로움과 피로감의 원인이 되는 부정적 정서를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런 판단이 생존에 유리하다고 믿는 무의식의 영향 때문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대화할 때 사람들은 상대방을 규정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대부분은 상대를 믿는 쪽보다는 상대를 의심하는 쪽으로 반응을 한다. 사람을 너무 믿지 않는 것이 자신의 생존 확률을 높일 것이라는 무의식에 저장된 논리 때문이다. 인간은 하루에도 수많은 자극에 노출되고 그에 대해서 부정적인 정서를 일으킬 가능성을 매우 많이 갖는데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무의식이 보이는 사고 과정은 부정적 정서를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명상에서는 이러한 심리적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까?
현대 심리학이 전문가를 중심으로 하여 심리적 문제의 원인을 밝혀내고 세밀하게 접근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달리 명상이 접근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명상은 개인의 심리적 문제의 원인을 앞서 언급했던 뇌 속 무의식 영역의 과도한 활성화에서 찾는다. 즉 자신의 의도나 의지와는 관계없이 개인을 사고하고 행동하게 하는 무의식 영역의 과도한 흥분 상태가 만들어낸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명상은 침묵을 통하여 흥분에서 벗어나는 원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그 결과로 명상을 하면 무의식 영역의 흥분 상태가 낮아짐으로써 자극을 경험하더라도 부정적 정서에 갇힐 가능성을 낮추거나, 설사 갇혔다고 하더라도 잠시의 명상으로 부정적 정서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결국 근본 원인을 봄으로써 해법도 단순해진 셈인데 이것이 불안정한 정서를 벗어나 평온함, 안도감, 안녕감과 같은 웰빙 상태에 쉽게 접근하는 지름길이 된다.
명상을 한 사람들은 일상을 경험하는 순간 자극에 대하여 무의식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틈’을 갖게 되는데 이 틈은 행복을 발견하는 순간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부정적 정서가 약화되면서 자극에 대하여 긍정적 정서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소확행도 그 한 예이다.
뿐만 아니라 무의식 영역의 흥분이 낮아지면 집중력이 상승하고, 자기 인식에 따른 자기 조절이 가능해지며, 업무나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기도 한다. 이른바 자기성장이다. 이 얼마나 훌륭한 효과인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명상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에게 이론은 어려우며, 실습은 지루하여 인내심이 필요하고,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효과를 체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필자에게 이들 문제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였다. 이에 지난 수년 동안 명상에 관한 많은 서적과 연구논문, 인터넷 정보, 현장에서 마음 건강 치유 강의를 진행하면서 깨우친 내용,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명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을 묶어 이 한 권의 책 『20분의 고요함』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이 교재에서는 실습 중 갖게 되는 궁금증의 해소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그를 위하여 명상 수행 중에 유의해야 할 사항을 자세히 다룸으로써 명상을 이른 시일 안에 익히고 그 원리를 스스로 체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명상에 따른 변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명상 후 책을 읽어봄으로써 몰입도가 높아진 것을 느끼도록 한 것도 그 한 예이다.
사람마다 운동을 배우는 속도가 다른 것처럼 명상 발전의 속도가 일률적으로 같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것은 같은 문장을 읽어도 생각 속에 그리는 개념의 형태가 달라서 그럴 수도 있고, 수련 루틴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고, 평소 굳어진 정서 상태가 달라서 그럴 수도 있고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명상을 반복해서 할 경우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책과 논문은 넘치고도 남는다.
명상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행운도 함께 하시길 바란다. !
2024년 8월말에
명상 전문지도사 김기홍 드림